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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은 다시 한 번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F1 차량의 마일리지가 가장 높은 트랙이고, 드라이버들도 하위 시리즈 경험을 쌓을 때 많이 달려본 서킷이므로 말그대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는 그랑프리이다. 컨스트럭터들은 프리 시즌 테스트에서 보여주었던 좋은 기록을 다시 한 번 재현하려 하면서 업데이트를 적용해 스스로의 올라간 전투력을 타 팀과 비교해 타 팀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체커드 플랙을 받으려 노력할 것이다. 그 노력의 현장, 바르셀로나-카탈루나 서킷에서 벌어진 스페인 그랑프리를 리뷰한다.


□ Day 1(19/5/10)

 

목요일의 드라이버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메르세데스의 보타스, 페라리의 베텔, 레드불의 가슬리, 맥라렌의 사인츠, 윌리엄스의 러셀이 참여했다. 사인츠는 자신의 홈 그랑프리에 대한 소회를 밝혔고 러셀은 윌리엄스의 업데이트에 대해서 드라이버가 맡는 역할과 압박감에 대해 언급했다. 가슬리는 혼다의 PU 업데이트와 베르스타펜과의 경쟁 관계에 대해서 모범적인 답변을 했다. 보타스는 새로운 레이스 엔지니어링 팀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이번 시즌의 좋은 성적이 그저 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베텔은 메르세데스와 페라리의 경쟁 구도와 WDC에서 35포인트 뒤져 있는 상황에 대해 답변했다. 참가한 드라이버들 모두는 바르셀로나 서킷이 향후 캘린더에서 빠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추가적으로 각 컨스트럭터들의 업데이트 현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메르세데스는 사이드포드 주변 구조물과 사이드미러의 형상, 그리고 프론트윙의 형태를 변경해서 공기역학적인 이득을 더 보려고 했고, 페라리는 공기 흡입구 뒷 부분에 위치한 샤크핀의 형상을 변경했다. 또한 신형 파워 유닛을 적용함[각주:1]으로써 조금이라도 메르세데스와의 차이를 줄이려 노력했다. 맥라렌과 토로 로쏘는 프론트 윙과 리어 윙의 형상을 업데이트했다. 하스는 바지보드와 플로어 주변의 형상을 변경한 것이 눈에 띄었다. 르노는 외형적인 업데이트보다 신뢰성 상승을 목표로 한 업데이트를 수행했다고 알려졌다.  이외의 팀들도 각각 업데이트를 준비해서 적용했다.

관련 기사에서 더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 FP1


바르셀로나의 금요일 아침은 22도의 기온과 31도의 트랙 온도로 온화한 날씨를 보였다.  FP1의 초반부가 으레 그렇듯 인스톨레이션 랩만 수행하고 각 팀들은 피트 안에서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첫 랩타임은 레드불의 가슬리가 가져갔으며 노리스는 에어 페인트를 칠하고 공기 흐름음 점검하는 모습이 잡혔다. 선두권 팀들은 세션 시작 25분 경에 피트를 빠져나왔지만 타이어 선택은 모두 달랐다. 메르세데스는 미디엄, 페라리는 소프트, 레드불은 하드 타이어를 선택해서 랩타임을 기록했다. 보타스는 턴 12와 턴 15에서 리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래블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베르스타펜은 턴15를 통과하면서 앞서 서행하던 보타스에게 충돌할 뻔 하고 불만을 표했다. 베텔은 턴 15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왼쪽 코너로부터 데브리가 차체를 치고 지나가는 것이 리플레이 화면에 잡혔다.

세션 시작 후 40분이 지나 첫 번째 타이어를 반납한 후에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에어 페인트를 차체 오른쪽에 뿌린 러셀이었다. 세션 종료를 30분 정도 남기고 소프트 타이어로 달리건 하스의 그로장은 턴7에서 턴인에 실패하며 그래블에 빠져 플라잉 랩을 포기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해밀턴도 비슷한 때에 턴7에서 빠져나오며 코스를 살짝 벗어나는 장면이 보였다. 이외에 베텔도 턴12에서 앞서 보타스와 비슷하게 1차례 코스아웃을 보였다.

세션 후반부에는 짧은 롱런 테스트를 수행하는 팀이 눈에 띄었다. 맥라렌과 윌리엄스가 그 주인공이었고 이들의 랩타임은 약 1:24~25초 사이에 형성되었다. 베르스타펜은 가속에 문제가 있다고 통신한 뒤 피트로 들어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검으로 인해 더 이상 달리지 않았다. 러셀은 달리던 와중에 오른쪽 사이드미러의 거울이 떨어진 것을 보고하기도 했다. 큰 사고 없이 세션이 마무리되는가 하는 타이밍, 종료 1분을 남기고 레드 플래그가 발령되었다. 턴 9로 달려나가던 스트롤이 잔디를 밟고 트랙션을 잃은 채 방호벽에 돌진한 것이다.

FP1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해밀턴이 다소 해메는 모습을 보일 때 보타스가 유일하게 1분 17초대의 랩타임을 기록하며 P1을 기록했고 그 뒤를 하스와 맥라렌이 차지했다. 맥라렌은 대부분의 세션을 하드와 미디엄 타이어로 달리며 다소 느린 랩타임을 기록했다. 알파 로메오는 두 드라이버 모두가 소프트 타이어로 FP1 전부를 소화했음에도 느린 모습을 보이며 중하위권으로 쳐졌다. 미디엄 타이어로 일관한 윌리엄스는 중하위권 팀들에게 0.3~4초 차로 따라붙으며 차량의 업데이트가 흐름을 따라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타이어 상황 역시 모든 팀이 큰 차이가 없었다. 하드와 미디엄 1세트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 FP2


같은 시각에 벌어지는 퀄리파잉과 레이스를 위한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지는 FP2는 각 팀들의 퍼포먼스를 점검하는데 훌륭한 마중물이다. 화창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세션 첫 스틴트의 타이어 선택은 드라이버별로 미디엄과 하드로 갈렸다. 연습 세션에서는 드라이빙의 한계를 시험하다가 코스아웃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FP2의 초반에는 턴 7에서 그래블로 나간 그로장, 턴 16에서 온도가 올라오지 않은 타이어로 인해 스핀한 쿠비차, 턴 10에서 트랙션을 잃어 플라잉 랩을 날린 해밀턴 등이 화면에 잡혔다. 세션 종료까지 1시간 정도 남은 중반부에는 대부분의 팀들이 소프트 타이어로 갈아신고 퀄리파잉 시뮬레이션에 나섰다. FP1의 사고로 FP2 초반에 나서지 못한 스트롤도 이 타이밍에 수리를 마치고 다시 트랙에 나섰다. 퀄리파잉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대략적으로 메르세데스>페라리>레드불 순으로 정리되었다. 각 팀간의 간격은 약 0.3초 정도였다.

세션의 후반부에는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가져간다. '일요일에 달리는 것처럼 달리라'는 페라리와 르클레르의 팀 라디오에서 알 수 있듯 레이스와 비슷한 환경을 가져가면서 팀의 전투력을 확인하고, 보강하는 시간이다. 메르세데스와 페라리는 두 드라이버가 소프트-미디엄 / 소프트-하드로 다른 시뮬레이션을 가져갔다. 레드불은 두 드라이버가 모두 소프트-미디엄 순으로 스틴트를 가져갔다. 맥라렌의 두 드라이버들은 소프트 타이어로 20랩, 17랩을 소화하며 레이스에서 운영의 묘를 가져가려는 시도도 엿보였다. 이외 중위권 팀들도 소프트 타이어로 15랩 정도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습 세션이 두 차례 진행되고 난 후 순위표는 각 팀별 퍼포먼스 차이가 확연한 형태로 정렬된 모습을 보였다. 메르세데스-페라리가 0.3초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선두권에 위치해 있고, 레드불과 하스가 메르세데스와 0.7~8초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그 뒤에 위치해 있다. 중위권에서는 맥라렌과 토로 로쏘가 비교적 안정적인 형태로 자리잡고 있고 그 뒤를 레이싱 포인트와 르노가 뒤따르고 있다. 알파 로메오는 드라이버별로 많은 퍼포먼스 차이를 보여주며 키미의 경험이 지오비나찌의 패기를 앞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는 아직도 타 팀과 최소 0.8초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이어 현황 역시 하드 타이어를 하나 더 남긴 쿠비차를 제외하면 모든 팀이 동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롱 런 페이스에서도 퀄리파잉 시뮬레이션과 비슷하게 메르세데스-페라리-레드불 간의 차이가 약 0.3~0.5초 정도로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레드불 듀오는 11~13랩 정도만을 소화했으며 메르세데스는 약 15랩 가량, 페라리는 듀오 모두 20랩의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가져갔다. 타이어 선택은 롱 런 페이스에서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으나 메르세데스는 미디엄/하드 타이어를 장착한 상황에서의 페이스가 조금씩 느려지는 모습이 보였다.

FP2의 결과 분석에 대해서는 공식 홈페이지의 분석이 있다. 저속/중속 코너에서의 퍼포먼스 차이가 각 팀의 경쟁력 순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페라리 파워 유닛의 강력함이 나타나고 있다. 레이스 페이스에서는 메르세데스-레드불-페라리-토로 로쏘-하스-맥라렌-르노-레이싱 포인트-알파 로메오-윌리엄스 순으로 나타났다.


□ Day 2(19/5/11)


- FP3


마지막 연습 세션은 구름이 많이 낀 우중충한 날씨에서 시작했다. 트랙 온도가 낮았기 때문에 그립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일찍 나온 베텔은 소프트 타이어로 1분 18초 초반대의 랩타임을 기록했지만 플라잉 랩을 달리던 중 마지막 시케인에 돌입할 때 스핀하여[각주:2] 바로 핏레인으로 들어갔다. 이후에 나온 해밀턴도 턴15를 탈출할 때 리어 트랙션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그 직후 보타스도 중계 카메라에 잡혔는데 놀랍게도 멈춘 상태로 잡혔다. 턴 5에 돌입할 때 스핀하고 그래블로 들어갔다. 아쉽게도 자력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멈춰섰기 때문에 보타스는 엔진을 끄고 차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고로 레드 플래그가 발동되어 세션이 잠시 중단되었다. 보타스와 그의 차량은 무사히 메르세데스 개러지로 복귀했다.

세션이 재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각 팀들은 마지막 퀄리파잉 시뮬레이션에 돌입했다. 사고에서 복귀해 다시 트랙에 나선 보타스와 베르스타펜 등이 차량의 한계까지 쥐어짜내며 아슬아슬하게 코너를 통과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잡히며 치열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치열함은 결국 다시 한 번 레드 플랙을 불렀는데, 윌리엄스의 조지 러셀이 턴 4에서 돌입하던 중 그대로 트랙션을 잃고 그래블을 지나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FP3에서는 해밀턴이 유일하게 1분 16초대에 들어가며 선두에 올랐고 0.5초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르클레르-보타스-베텔이 뒤따랐다. 하스 듀오는 베르스타펜을 이겨내며 P5,6에 올라 퀄리파잉과 레이스에서의 기대감을 이어가게 되었다. 레드불은 중위권 팀과 뒤섞이며 비교적 낮은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알본과 키미, 사인츠도 팀메이트를 누르고 탑10 안에 합류했다.

타이어에 있어서는 페라리와 토로 로쏘, 윌리엄스가 미디엄 타이어를 2세트 남겨두며 레이스에서 변칙적인 전략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피렐리는 소프트와 미디엄 타이어의 퍼포먼스 차이를 랩당 0.8초, 하드 타이어는 랩당 1.9초의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 Q1 & Q2


FP3의 마지막에 사고를 당해 차 후방에 충격이 있던 조지 러셀은 기어박스를 교체하면서 5그리드 페널티를 받았다. 구름은 걷혀 쨍쨍한 날씨였지만 트랙 온도는 34도 정도로 FP2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이하게 10.8km/h에 달하는 바람이 불어서 변수를 예고했다.

Q1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르노의 훌켄버그가 턴4에서 트랙션을 잃고 그래블로 돌진했다. 그래블 너머에 있는 벽에 차를 파손시키진 않았지만 충격으로 인해 프론트윙이 차체에서 떨어져 나와 고통스러운 랩을 달려야 했다. 훌켄버그가 핏 레인으로 들어갈 때 즈음엔 턴 13에서 러셀이 스핀하기도 했다. Q1의 후반부에서 중위권은 하스와 토로 로쏘가 위에 위치한 가운데 맥라렌, 르노, 레이싱 포인트, 알파 로메오 정도가 P1 보타스보다 1~1.5초 정도 차이를 보이며 탈락 위험 구간에 놓여 있었다. 마지막 플라잉 랩에서는 맥라렌과 토로 로쏘의 듀오, 키미와 페레즈가 탈락권 안으로 들어왔고 훌켄버그는 팀메이트에게 0.019초 뒤지며 P16으로 탈락권에 들고 말았다. 이외에 스트롤, 지오비나찌, 러셀, 쿠비차가 Q1에서 탈락했다.



페라리는 타 팀들보다 소프트 타이어 보유가 적었지만 Q2에서도 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했다. Q2의 첫 플라잉 랩이 끝난 시점에서 P1 해밀턴과 P3 베텔의 차이는 0.63초였다. 이 격차는 모두 저속 코너 위주의 섹터3에서 벌어진 수치라고 볼 수 있다. 르클레르는 턴 9를 돌파하던 중 차체 하부에 손상이 있어서 두 번째 플라잉 랩을 다소 늦게 시작했다. 두 번째 플라잉 랩에서 보타스는 1:15.924의 기록으로 트랙 레코드를 경신했다. 사인츠는 턴 12에서 실수하며 시케인에 돌입하지 못했고 알본도 턴 5에서 탈출하던 중 트랙션이 흔들리며 Q2에서 멈춰야 했다. P11부터 노리스, 알본, 사인츠, 키미, 페레즈가 Q3 진출에 실패했다.



- Q3

 

차체 하부를 정비 중인 르클레르를 제외한 모두가 첫 번째 플라잉 랩에 나섰다. 가장 먼저 나선 해밀턴은 섹터3에서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1:16.040의 기록을 냈다. 뒤이어 달린 보타스는 1:15.406으로 다시 한 번 트랙 레코드를 경신했다. 첫번째 플라잉 랩에서의 순위는 보타스-해밀턴-베텔-베르스타펜-가슬리-그로장-마그누센-크비앗-리카도 순이었다. 베르스타펜은 턴12 주변의 트랙에 그래블이 많다고 말했다.

두 번째 플라잉 랩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르클레르였다. 르클레르는 첫 트라이에서 1:16.613의 기록으로 P5에 머물렀다. 두 번째 트라이에서 보타스, 해밀턴, 베텔은 모두 자신의 기록 경신에 실패하며 폴 포지션은 보타스가 가져가게 되었다.



퀄리파잉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존 팀들의 이미지 그대로였다. 모든 면에서 균형잡힌 뛰어남을 보여주는 메르세데스와 높은 최고속도에 비해서 다소 부족한 트랙션을 보여주는 페라리, 스피드 트랩은 느리지만 높은 다운포스로 중저속 섹션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레드불. 이외의 특이한 점이라면 페라리를 제외하면 가장 빠른 최고속도를 보여준 르노의 리카도를 들 수 있다. 


□ Day 3 : Race (19/?/?)


레이스 시작 전 훌켄버그가 페널티를 받았다. Q1에서의 사고로 프론트윙을 교체했는데 기존의 윙과 다른 스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것이라고 신고한 것이 적발되어 핏 레인에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참에 훌켄버그는 파워 유닛을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에서의 충돌로 3그리드 페널티를 받은 리카도는 Q3를 P10으로 마무리했지만 13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지오비나찌와 조지 러셀은 기어박스를 변경하기로 하여 5그리드 페널티를 받았다.

피렐리는 레이스 시작 전 소프트(22)-소프트(23)-미디엄(21)의 2스탑 혹은 소프트(27)-하드(39)의 1스탑 전략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 예측했다. Q3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이라면 미디엄(30)-하드(36) 전략 역시 가능할 것이라 예측했다.

스타팅 그리드와 타이어 현황은 다음 그림들과 같다. 미디엄 타이어 2세트를 온존한 페라리와 소프트 1세트를 아낀 베르스타펜이 눈에 띈다. 키미, 스트롤, 윌리엄스 듀오와 훌켄버그만이 미디엄 타이어 스타트를 선택했다.



스타트에서는 해밀턴과 베텔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턴1 직전에 거의 평행하게 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코스에 있던 해밀턴은 그대로 보타스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지만 베텔은 휠락에 걸리며 코스 아웃해 보타스를 추월하지 못하고 뒤따른 르클레르와 베르스타펜에게 압박당했다. 베텔은 르클레르를 방어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베르스타펜에게는 추월당해 P4로 떨어졌다. 휠락의 영향으로 플랫 스팟이 생긴 베텔은 레이스 운영이 어려워졌다. 중위권에서는 10그리드에서 출발한 랜도 노리스가 순위를 많이 잃으며 P16까지 쳐졌다. 이외에도 키미가 턴 4에서 그래블로 밀려나며 최하위로 쳐졌다.

3랩이 지나고 DRS가 사용가능해졌을 때 포인트권에서는 사용 가능한 드라이버가 별로 없을 정도로 각 드라이버들이 1초 이상의 간격을 보였다. 사인츠는 6랩 즈음에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불평하는 팀 라디오를 보냈다. P11로 달리며 P12 리카도에게 1초 내로 쫓겼기 때문이었다. 7랩째 지오비나찌가 첫 번째 핏 스탑을 가져가 하드 타이어로 교체하며 버티기를 택했다. 메르세데스 듀오는 패스티스트 랩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었다. 플랫 스팟이 생긴 베텔은 팀메이트인 P5 르클레르에게도 압박당하고 있다. 팀 라디오로 '진동 때문에 엉덩이가 아플 정도'라며 어려움을 호소한 베텔은 빠른 핏스탑에 따른 트래픽도 감수하겠다며 핏스탑에 대한 의지를 핏 월에 드러냈다. 결국 12랩째에 베텔은 르클레르에게 자리를 내 주고 근근히 버티다 20랩에 핏스탑,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신고 P10으로 복귀했다. 이 때 왼쪽 뒤 타이어의 결합이 늦어지며 4.4초의 핏스탑 시간을 기록해 약간의 손해도 보며 레이스 전망을 어둡게 했다. 한 랩 뒤 베르스타펜도 핏스탑,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순위 손해를 크게 보지 않은 채 P5로 복귀했다. 베르스타펜의 핏스탑 후 P3 르클레르와 베르스타펜의 시간 차이는 약 19초로, 르클레르가 핏스탑할 경우 베르스타펜을 추월할 확률은 10% 언저리로 매우 낮음을 중계 화면에서 보여주었다. 메르세데스 듀오는 패스티스트 랩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만들면서 레이스가 1/3도 지나지 않은 19랩부터 백마커를 양산하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24랩에 핏스탑해 P14로 복귀한 마그누센의 바로 뒤에는 키미와 크비앗이 있었는데 크비앗이 턴4에서 아웃코스로 키미를 가볍게 제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사인츠 뒤에 묶여 있던 리카도 역시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사인츠를 떨쳐냈다. 26랩째에는 르클레르가 핏스탑해 하드 타이어로 바꾸었다. 몇 랩 전 베텔의 핏스탑 때와 마찬가지로 왼쪽 뒤 타이어의 결합이 늦어지며 베텔과 같은 4.4초의 느린 핏스탑 타임을 기록했다. 뒤이어 27랩에는 P2 보타스, 28랩에는 P1 해밀턴도 핏 스탑 후 미디엄 타이어로 교체했다. 차이를 많이 벌려놓았기 때문에 P3 베르스타펜보다 여유 있게 앞으로 복귀해 순위 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1스탑을 마친 29랩 시점에서의 포인트권 순위는 해밀턴-보타스-베르스타펜-르클레르-베텔-가슬리-그로장-훌켄버그(0스탑)-마그누센-크비앗 순이었다.

약간의 소강 상태 뒤에, 핏스탑 이후 패스티스트 랩도 기록하며 페이스가 좋았던 베텔은 P4 르클레르에게 근접했고, 36랩째의 턴4에서 르클레르를 앞섰다[각주:3]. 크비앗은 핏 스트레이트에서 마그누센을 속이는 데 성공하며 추월, P8로 올라갔다. 42랩째에는 베텔이 다시 한 번 핏스탑하며 2스탑 전략을 확실히 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2.2초의  깔끔한 핏스탑을 가져갔으나 아쉽게 가슬리의 뒤인 P6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베텔은 새 타이어의 이점을 살려 턴10에서 가슬리를 가볍게 추월했다. 한 랩 뒤 베르스타펜 역시 핏스탑해 새로운 미디엄 타이어로 갈아신었다. 보타스도 다음 랩에 핏스탑을 선택, 2스탑 전략을 가져갔다. 중계 화면에는 선두로 달리고 있는 해밀턴의 오른쪽 리어 타이어[각주:4]에 많은 블리스터링이 일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밀턴도 핏스탑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이프티 카가 발동되었다.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와 레이싱 포인트의 랜스 스트롤이 휠투휠로 경쟁하던 중 턴2에 진입하며 노리스의 프론트 타이어가 스트롤의 리어와 접촉해 스핀하며 그래블로 들어갔다. 아쉽게도 모두 레이스를 진행하지 못했으며 이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세이프티 카가 나섰다[각주:5]. 핏 스탑 타이밍을 보고 있던 해밀턴과 르클레르에게는 좋은 찬스가 되어 둘 모두 중계진의 표현대로 경제적인 핏스탑을 가져갔다. 중위권에서도 크비앗과 알본이 핏스탑을 가져갔지만 급작스러운 스탑이었기 때문에 크루의 준비가 늦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세이프티 카가 앞서 달리는 동안 베텔은 소프트 타이어로의 교체도 주문해 보았지만 핏 월에서는 거절했다. 세이프티 카는 약 5랩을 달리며 사고 수습과 백마커 회복 절차를 끝낸 후 51랩째에 피트로 복귀했다.

레이스가 재개되자마자 가슬리는 P5 르클레르를 강력하게 압박해 보았지만 간발의 차로 추월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바로 뒤에서 하스 듀오의 상쟁이 벌어지며 마그누센이 그로장을 압박해 코스아웃시키며 추월, P7이 되었다. 모멘텀을 얻은 마그누센은 가슬리까지 압박해 보았으나 S자 코너를 지나며 인/아웃이 바뀌며 추월에는 실패했다. 하스 듀오의 배틀은 계속되었으며 그로장은 마그누센을 계속해서 압박했으나 추월에는 실패하며 턴2로 들어가지 못하고 탈출 코스를 달리게 되었다. 무리한 추월 시도로 타이어를 소모해버린 그로장은 마그누센을 추월하기는커녕 뒤따르던 P9 사인츠와의 휠투휠에서 밀려나며 코스 아웃했고 뒤이어 따라오던 크비앗에게도 압박당했다. 결국 61랩째에 크비앗이 그로장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토로 로쏘의 핏월은 그로장이 타이어 때문에 고생중이므로 추월 가능성이 있다고 알본을 독려했지만 그로장이 마지막까지 방어해내는 데 성공해 더 이상의 추월은 일어나지 않았다.

포디엄은 해밀턴-보타스-베르스타펜으로 결정되었고, 나머지 포인트권의 순위는 베텔-르클레르-가슬리-마그누센-사인츠-크비앗-그로장으로 결정되었다.




해밀턴이 패스티스트 랩 포인트까지 가져가며 26포인트를 획득해 보타스를 7포인트 차로 제치고 다시 WDC 선두에 등극했다. 베르스타펜 역시 포디움의 마지막 자리와 15포인트를 가져가며 WDC 경쟁자 베텔을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가슬리와 마그누센도 소중한 포인트를 얻어가며 경쟁자들을 밀어냈다. 그로장도 소중한 1포인트를 얻어가며 0포인트 신세에서 벗어났다. 컨스트럭터에서는 메르세데스가 2위 페라리와의 격차를 96포인트로 늘리며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더블 포인트 피니시에 성공한 하스는 알파 로메오와 르노를 제치고 6위가 되었다.



페라리 듀오는 ICE를 교체했고, 르노 듀오는 파워 유닛 전반을 교체했는데 특히 훌켄버그는 ICE와 터보 유닛, MGU-H가 교체 한계에 다다랐다. 이외에도 맥라렌도 MGU-K와 ES를 제외한 전반적인 파워 유닛을 교체했다. 


□ Discussion


메르세데스는 다시 한 번 원투피니시에 성공하며 성공을 이어나가고 있다.

페라리는 PU 업데이트를 일찍 가져오는 등 스페인에서 메르세데스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부심했지만 연습 세션부터 큰 차이를 보였고 레이스 페이스에서조차 베르스타펜에게 밀리며 포디움 피니시에 실패했다. 드라이버 챔피언십은 물론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도 반전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 페라리 운영진이 어떻게 대처할지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레드불은 베르스타펜을 포디움에 올리고 가슬리도 중상위권에 무난히 안착시킴으로써 성공적인 주말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멘텀을 살려서 극한의 다운포스 서킷인 모나코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할 것이다.

하스는 더블 포인트 피니시에 성공했으나 연습 세션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었다고 평할 수 있다. 팀메이트 간의 배틀을 자유롭게 놔둔 나머지 그로장이 후반에 추월당해 다소 포인트를 잃은 모습은 아쉽다.

맥라렌은 더블 포인트 피니시를 노릴 수 있었으나 노리스의 사고가 아쉬움을 남겼다.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가져가며 중위권 팀들 중에서 앞서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한다.

토로 로쏘는 알본이 아쉽게 포인트 피니시에는 실패했지만 크비앗이 소중한 2포인트를 가져왔다. 

레이싱 포인트, 르노와 알파 로메오는 두 드라이버 모두 포인트 피니시에 실패하면서 아쉬운 주말을 보냈다. 특히 레이싱 포인트는 스트롤의 리타이어가, 레이싱 포인트는 첫 랩 키미의 코스아웃이 아쉬울 것이다.

윌리엄스는 타 팀들에 비해 부족한 모습이 확연하나 점차 차이를 줄여나가는 모습은 확연했다. 타 팀들과 퍼포먼스를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는 시점을 최대한 당길수록 포인트 획득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1. 특히 이 신형 파워 유닛 업데이트는 예정보다 빠르게 수행되었다고 밝혔다. https://www.formula1.com/en/latest/article.ferrari-to-introduce-power-unit-update-ahead-of-schedule-in-spain.25fUA651Rra7daSc8tMa8E.html [본문으로]
  2. 베텔은 프리시즌 테스트 때도 비슷한 곳에서 스핀한 적이 있다 [본문으로]
  3. 세바스티안을 앞서게 보내주라는 팀 오더가 있었다 [본문으로]
  4. 16랩 달린 미디엄 타이어였다 [본문으로]
  5. 두 드라이버의 사고에 대한 조사는 레이스가 끝나고 이루어졌고 추가적인 페널티는 주어지지 않았다 [본문으로]